SNS는 우리에게 ‘언제든 소통할 수 있는 세상’을 열어주었습니다. 언제든 누구에게든 말을 걸 수 있고, 수많은 사람의 생각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좋아요 하나로 공감을 표현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SNS를 오래 하면 할수록 마음은 점점 외로워지고, 대화는 줄어든다고 느끼지 않으셨나요? 오늘은 이 아이러니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왜 SNS에 집착할수록 진짜 소통이 줄어든 이유를 함께 돌아보며, 다시 진짜 연결을 회복하는 작은 실마리를 찾아보려 합니다:)
반응은 많아졌지만 대화는 줄어들었어요
SNS에서는 손가락 하나로 수많은 감정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좋아요, 하트, 댓글, 공유, 이모티콘… 짧고 간단한 반응으로 소통이 가능해졌죠. 이런 기능들은 우리에게 편리함을 줬지만, 한편으로는 깊은 대화를 줄어들게 만든 요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예전에는 누군가의 근황을 알게 되면 전화를 걸거나, 만나서 직접 이야기를 나눴어요. 하지만 지금은 그저 게시글에 하트를 누르거나 댓글 하나 남기면 충분한 표현이 된다고 느껴요. 상대방에게는 반응이 있으니 ‘관심 받았다’는 착각이 생기지만, 사실 그 안에는 대화도, 공감도, 이해도 부족한 경우가 많아요. ‘잘 지내?’라는 말도 DM이 아닌 댓글로만 오가고, ‘축하해’라는 말도 이모티콘 하나로 대신할 때, 우리는 점점 말의 무게를 잃어가고 있어요.
그렇게 ‘소통했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서로를 조금도 알지 못한 채 지나치는 거죠. 또한 SNS에서는 빠르고 짧은 반응이 우선시되다 보니, 길고 느린 대화는 뒷전으로 밀려나게 됩니다. 정성껏 글을 써도 대답 대신 ‘좋아요’만 받고, 진심이 담긴 메시지를 보내도 짧은 이모티콘으로 돌아올 때, 대화는 더 이상 진짜 소통이 되지 못합니다.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SNS에서는 그게 오히려 ‘부담스러운 행동’으로 여겨지기도 해요. 그 결과, 우리는 서로를 빠르게 스쳐 지나가기만 하고, 마음속 깊은 이야기는 꺼내지 못하게 됩니다. 진짜 대화는 시간을 들여야 가능한데, SNS는 반응의 속도에 익숙해진 우리에게 그 여유를 허락하지 않아요. 그래서 반응은 많아졌지만, 정작 마음을 나누는 대화는 줄어들고 있는 겁니다.
보여주기식 소통은 진심을 가리게 만들어요
SNS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올리면서 우리는 사람들과 연결되려 하죠. 하지만 그 연결이 **‘보여주기 위한 연결’**이 되기 시작하면, 진짜 마음은 점점 숨어버리게 돼요. 예를 들어, 멋진 장소에서 찍은 사진을 올렸을 때 ‘와, 부럽다’는 반응은 돌아오지만, 그 장소에 가기까지 힘들었던 일이나, 그날 느꼈던 불안감 같은 건 말할 수 없게 돼요. 왜냐하면 우리는 보여주는 모습이 ‘완벽해야 한다’는 압박감 속에 살고 있으니까요. 이런 분위기 속에서는 진짜 소통이 어려워집니다. 누군가의 글을 읽으면서도 ‘진짜 저 사람 마음은 뭘까?’ 하고 생각하게 되고, 내 글을 쓸 때도 ‘이걸 올리면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를 먼저 고민하게 됩니다.
결국, 마음보다 이미지가 앞서는 관계가 되고, 그런 관계는 오래 지속되기 어렵죠. 또한 ‘잘 보이기 위한 말’은 겉보기엔 친절하지만, 속 깊은 공감은 주지 못합니다. 진짜 대화는 완벽한 말이 아니라, 조금 어색하더라도 진심이 담긴 말에서 시작돼요. 그런데 SNS에서는 진심보다 포장된 표현이 더 많이 소비되다 보니, 마음의 온도는 점점 낮아지고, 결국 진심을 꺼내기가 두려워집니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우리는 점점 ‘있는 그대로의 나’를 숨기게 되고, 그만큼 관계도 얇아지게 돼요. 많은 사람과 연결되어 있는 듯 보이지만, 정작 힘들 때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줄어들게 되는 거죠. 그래서 우리는 때때로 SNS를 멀리하고, 있는 그대로의 내 감정을 꺼낼 수 있는 작은 대화의 공간을 다시 찾아야 해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고, 반응이 없어도 의미 있는 대화. 그런 소통이야말로 진짜 연결을 만들어줍니다.
SNS가 ‘관찰의 도구’가 될 때 관계는 멀어져요
SNS를 자주 사용하다 보면, 우리는 점점 사람들을 ‘직접 만나는 대신 관찰하는 방식’으로 관계를 유지하게 됩니다. “이 친구는 요즘 여행 다니는구나.”, “저 사람은 회사를 옮겼네.” 이렇게 소식은 알고 있지만, 직접 연락을 하거나 대화를 나누지는 않게 되는 거죠.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대화가 불필요해진 것처럼 느껴지게 됩니다. 이미 SNS에서 다 본 내용이니까, 굳이 물어볼 필요도 없고, 축하하거나 위로할 일도 그냥 ‘좋아요’로 대신하게 되는 거예요. 관계는 여전히 연결돼 있지만, 그 안에 온기가 사라져버린 상태죠. 또 한 가지 문제는, 우리가 보는 건 결국 상대방이 보여주고 싶은 일부뿐이라는 점이에요.
그런데도 우리는 그 일부만 보고 ‘그 사람의 전부를 안다’고 착각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누군가가 힘들다고 이야기했을 때 “근데 SNS에서는 되게 잘 지내보이던데?” 같은 말을 하게 되는 거죠. 그건 정말 아픈 말이에요. SNS에 드러나는 건 언제나 ‘편집된 나’일 뿐인데, 그걸 전부로 받아들이는 순간, 관계는 더 이상 안전하지 않은 공간이 됩니다. 이런 관계 속에서는 서로를 직접 물어보는 대화, 관심을 표현하는 행동, 마음을 묻는 대화가 점점 사라지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정말 중요한 말들은 SNS에 다 담기지 못한 채, 마음속에만 머물게 되죠. 진짜 소통은 그 사람이 직접 내게 해주는 말, 내가 진심으로 물어보는 질문, 아무 이유 없이 건네는 관심 속에서 시작됩니다. 그건 SNS를 통해서는 결코 완전히 이루어질 수 없는 종류의 소통이에요. 그래서 가끔은 ‘SNS에 올라오지 않은 모습’에 더 관심을 가져보세요. 오랫동안 게시글이 없는 친구에게 “요즘 어떻게 지내?” 하고 먼저 말을 걸어보거나, 누군가의 기쁜 일이 SNS에 올라왔을 때 직접 전화를 걸어 “진심으로 축하해”라고 말해보는 거예요. 그런 작은 행동들이 관계를 관찰에서 소통으로 바꿔주는 힘이 됩니다.
SNS는 참 편리하고, 유용한 도구입니다. 하지만 너무 깊이 빠지면 오히려 마음이 닫히고, 소통은 얕아질 수 있어요. 우리는 알고 있어야 해요. 많은 연결보다 깊은 연결이 더 중요하다는 걸. 빠른 반응보다 진심 어린 대화가 우리를 더 따뜻하게 만든다는 걸요. 이 글이, 다시 진짜 소통을 시작하는 작은 용기를 드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필요할 땐, 천천히, 조용히, 그리고 솔직하게 말을 건네보세요. 그게 진짜 소통의 시작이에요.